
Multi-Purpose Vehicle의 약자로 RV(Recreational Vehicle)의 한 종류이며, 미니밴, MUV(Multi-Utility Vehicle) 등으로도 불립니다. 세단과 같은 모노코크에 SUV처럼 높은 지상고, 왜건처럼 긴 길이, 짐칸은 해치백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중형 이상의 차급으로 출시하지만, 일본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소형으로 출시하기도 합니다. 왜건이나 해치백보다 큰 짐을 실을 수 있고 대가족을 차량 한 대로 수용하며, 편안한 주행감이 요구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대체로 문손잡이는 앞뒤 가로형을 채택하는데 종종 앞쪽은 가로형, 뒷문은 세로형으로 되어있는 모델도 있습니다.
현재는 시간이 지날수록 세단은 물론 왜건, 해치백 등과 함께 SUV 시장에 흡수되고 있으며, 디자인 역시 SUV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SUV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에서의 시초는 1983년에 출시된 크라이슬러의 초대 MPV 라인업입니다. 1970년대에 스테이션왜건과 함께 레저용 차량으로 성장하던 대형 밴의 인기를 업고 밴의 실용성과 왜건의 정숙성,편의성을 절충해 만든 것이 미국의 MPV입니다. 이전에는 1936년에 나온 스타우트 스캐럽이 MPV의 선구 자격으로 등장했습니다.
미국에서의 MPV는 대형 밴과 스테이션왜건의 대체재로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1980년대 크라이슬러 코퍼레이션이 이끄는 태동기를 거쳐 1990년대에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주요 메이커 셋이 모두 MPV 라인업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었으며 도요타 시에나, 혼다 오디세이 같은 2020년대에도 잘 알려진 MPV들도 1990년대에 미국 시장을 바라보고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차종은 주로 7~9인승 정도의 대형 MPV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소형 MPV는 역사적으로 비중이 별로 없었습니다. 1990년대에 미쓰비시 RVR이 북미 시장에 진출하고 2000년대에 크라이슬러 PT 크루저와 쉐보레 HHR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었으나 토요타 프리우스 V, 포드 C-맥스 이후에는 실질적으로 대형 MPV만 남게 되었습니다.
현대 미국에서는 가정적이면서도 따분한 자동차로 인식되는데, 이는 "아직은 젊은 중년이 가족에 이끌려서 타게 되는 차"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엄마들, 특히 "싸커맘"의 차라고 인식 받고 있습니다. 싸커맘은 "아이들을 축구장에 데려다주는 엄마"라는 뜻으로, 흔한 미국의 중산층 중년 백인 워킹맘으로서 도심 근교에 집을 구하고, 집이나 학교에서 상당히 떨어진 축구장까지 직접 운전해서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자녀 교육열이 대단히 높은 엄마를 뜻합니다. 최근에는 축구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데리고 교육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출동하는 워킹맘들의 총칭으로 쓰입니다. 싸커맘 차는 보통 빨간색의 본 색상과 회색 장식이 붙어있는, 내부가 지저분한 MPV로 연상됩니다.
2010년대에 들면서 SUV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MPV 시장이 미국에서 대폭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제조사가 토요타, 혼다, 크라이슬러 정도로 크게 줄었습니다.
일본에서의 시초는 1982년에 출시된 닛산 프레어리입니다. 닛산에서는 소형 승용차의 지붕을 높이는 컨셉으로 개발했으며, 미쓰비시 자동차가 갤랑 왜건의 후속으로 1983년에 출시한 샤리오가 승용차 기반 MPV 시장에 합류했습니다.
일본에서 MPV는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으며, 고급 차 취급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도로가 굉장히 좁고, 차고지 및 유료주차장이 있어야 차를 살 수 있는 사정을 반영해 미국, 한국 MPV보다 전장이 짧고, 전폭이 좁은 형태이며, 전고를 높게 설계합니다.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알파드 등을 제외하면 경차처럼 사실상 내수 전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 업체에서 외관 패키지를 다양하게 제공하고, 컨셉도 매우 다양해 혼다 제이드와 스트림과 같이 스포티한 MPV나 구형 오디세이가 내세웠던 다인승 세단처럼 다양한 컨셉트가 시도되고 있어 튜너 차량의 주 타깃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SUV 시장의 급격한 성장 및 MPV 라인업 간의 팀 킬 때문에 일본 내수에서도 제조사들이 MPV 모델을 통폐합시키고 경소형급 SUV를 만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의 시초는 1984년에 출시된 르노 에스파스입니다. 유럽의 경우 SUV, 해치백, 왜건과 함께 MPV 시장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소형 MPV는 2010년대 중순에 불기 시작한 SUV 열풍에 밀려 수요가 점점 감소하고 있으며, 몇몇 차종은 후속을 소형 MPV와 SUV의 크로스오버 차종으로 기획하였습니다. 가령 오펠 메리바의 후속으로 발표된 차랑은 크로스 랜드 X로, 메리바에 비해 SUV 색채가 강해졌습니다. 푸조 3008과 5008도 1세대는 MPV였지만 2세대부터는 SUV로 바뀌었습니다.
과거 한국에는 미니밴(MPV)이라고 부를만한 모델이 없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의 다인승 차량은 봉고차라고 불렸던 박스형 미니버스가 있었고,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볼 수 있는 MPV는 없었습니다. 기껏해야 미니버스의 다인승 고급형 모델들이 약간의 수요를 맞출 뿐이었습니다.
이런 미니버스 차량은 공간 활용성이 월등해 부담스럽지 않은 차체 크기로도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를 수 있지만, 세단에 비해 운전이 어렵고, 원 박스형의 특징인 떨어지는 정비성과 전면 충돌 시의 안전성, 축거가 짧아 고속에서의 거동이 불안정하다는 안전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한국 다인승 자동차 시장은 일단 많이 태우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원 박스형 미니버스의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부각됐고 그런 만큼 많이 팔리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쯤부터 다인승이면서도 어느 정도의 편의성을 갖춘 차량을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원 박스형 차량의 안전 문제도 점차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미니버스의 상용차 이미지에 다소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있었습니다.
1995년 현대정공에서 국내 최초의 AWD MPV인 싼타모가 나와 국내 최초로 MPV라고 할 수 있는 차량이 나왔으며, 1998년에는 대형 MPV인 카니발을 출시했습니다. 이후 국내기술로 만든 4WD가 장착된 MPV인 코란도 투리스모가 출시돼 본격적으로 사륜구동 MPV 시장이 열렸습니다. 이후 안전 규제나 배출가스 규제 등으로 원 박스형 승합차들이 2000년대 중순에 전부 단종되면서 다인승 차량의 대세는 사람을 많이 실어나르기만 하는 미니버스에서, 수송 능력은 조금 떨어져도 승용차 못지 않은 편의사양과 안전성을 갖춘 MPV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또한, 과거의 MPV는 승합차 번호판(70~79번)을 발급받았지만 2000년에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된 이후로는 11인승 이상 차량만 승합차 번호판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카니발 같은 모델도 11인승은 70번 대 번호판을 발급받습니다.
SUV와 함께 예전에 생산된 모델에는 철제범퍼가 달린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안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고 발생 시 보행자와 상대 운전자, 본 운전자의 목숨이 위험해지기 쉽고 연비도 떨어지며 자동차의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에 현재 생산되는 차량의 범퍼는 모두 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대형 MPV와 달리 소형~준중형 MPV들은 한때 인기가 많았으나 2007년부터 7인승 차가 승합차 세금이 아닌 승용차 세금을 부담하기 시작하면서 세금 부담이 늘었고 소형 SUV의 인기에 밀려 전부 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