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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

SUV

by DRS 2024.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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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 Utility Vehicle의 약자인 SUV는 미국에서 이름이 붙여진 승용차의 장르입니다.

Sport는 사냥, 여행, 캠핑 따위의 야외 레저 활동을 의미하며, Utility Vehicle은 해당 스포츠를 보조하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대부분의 SUV는 해당 차량과 같은 제조사에서 시판되는 동급의 세단 모델에 비해 전장과 축거는 작고, 전폭과 전고가 크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동급의 세단 모델에 비해 앞뒤로 짧고, 양옆으로 넓고, 위아래로 높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세단과 비교하면 거주성, 승객 편의성, 적재 공간 등에서 우수한 편이며, 운전자의 입장에서도 좌석 자체의 높이가 세단보다 높아 운전 시 시야를 넓게 볼 수 있고, 짧은 전장과 축거 덕분에 회전반경이 짧아서 유턴이나 주차 등 바퀴를 많이 꺾어야 하는 상황일 때에도 편리합니다. 또한 도심에서 사용하기 위한 편의성과 적재능력의 균형이 잘 맞아서 만능 차량으로서의 활용도가 우수한 데다, 현재는 다양한 체급의 차량이 존재해서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다만 차량 자체의 부피가 크고, 이에 따라 섀시에 추가적인 보강 작업을 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제조원가가 비싼 편이며, 세단에 비해 여러 가지 추가적인 위험 요소들이 존재하는 만큼 안전과 관련된 장치들도 추가로 더 장착되기 때문에 동급의 세단에 비해 가격이 비쌉니다.

특히 비포장도로에서의 주행 성능까지 고려해서 제작하는 보디 온 프레임 방식 SUV의 원가는 사륜구동 트랜스퍼 케이스만 해도 한화로 200여만 원이 들어가는 등 같은 급의 승용차 기반 SUV 대비 매우 높은 편이라 오프로드 SUV의 가격은 항상 동급의 SUV보다 비쌉니다. 만약 가격이 비슷하다면 여러 옵션이 부족한 등 원가 절감이 들어간 것입니다. 승용차 기반 차량처럼 생산 연도 대비 원가가 극적이게 내려가는 구조도 아니고, 보디 온 프레임 구조의 섀시가 기술 발전 등에 재빨리 따라가야 하는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났으므로 가능하면 자동차 회사에서는 같은 모델을 오래 생산하려고 합니다. 신형이 나와도 구형을 병행 판매해서까지 어떻게든 비용을 다 회수하려고 합니다.

돈이 많은 회사인 토요타도 5세대 4 러너나 랜드 크루저 프라도(J150) 등은 동급 차량보다 늘 비쌌고 2009년부터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섀시에 거의 같은 케빈으로 생산했습니다.

보통은 SUV가 세단보다 안전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실질적으로 비슷한 체급이라면 두 차종의 안전성에는 대단한 차이가 없습니다. 차의 안전성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급이며, 다음으로 제조사와 차량의 설계 방식, 그리고 플랫폼의 최신식 여부입니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협회 IIHS(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는 매년 안전한 차량을 발표합니다. 무겁고 큰 허머 H3 차종은 정면 충돌 테스트에서 박살 나면서 미흡 poor 등급을 받았습니다. 허머는 너무 무겁고 단단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차량이 무거우면 가속할수록 운동에너지가 급속히 증가하게 됩니다. 그래서 차체에 운동 에너지가 쏠릴 때 차체가 감당하지 못하고 차체가 휜 것입니다. 반면에 같은 테스트에서 볼보 모델은 SUV는 물론, 세단도 G 등급을 받았습니다.

SUV의 주행 성능은 쿠페와 해치백은 물론, 세단과 왜건보다 떨어집니다. 즉 법적으로 승용차 취급받는 차량 중에선 주행 성능이 가장 좋지 않은 편입니다. 수직에 가깝게 떨어지는 후방 필러 라인은 와류가 차체와 가까운 지점에서 큰 면적으로 형성돼 차체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공기저항이 큽니다. 주행 품질 면에서도 높은 전고가 하부로 유입되는 공기량을 늘려서 고속주행 시 타이어의 접지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불안 요소가 될 수 있고, 일반적으로 스트로크가 길고 좀 더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을 사용하는 것은 코너링에서 롤링과 제동 및 가속 시에 피칭을 크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 뿐만 아니라 SUV의 높은 지상고도 주행 성능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높은 차체는 당연히 높은 무게중심으로 이어지는데, 이는 가속, 코너링, 제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무거운 중량이 타이어와 제동 계통에 높은 부하를 거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탓에 자동차 애호가 중 성능과 속도를 중시하며 즐기는 사람들은 대개 SUV를 선호하지 않으며, 만약 여러 명이 타거나 화물 적재량이 넉넉한 차량을 고른다면 성능이 좋은 스포츠 세단이나 왜건, 혹은 타고 내리기 편하고 승차감도 좋은 MPV를 선호합니다.

물론 레저를 즐기거나, 비포장도로 주행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극히 소수지만 SUV 카테고리 안에서는 비포장도로를 어느 정도 수월하게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 많은 편이고 무엇보다 진짜배기 오프로더는 SUV 카테고리 안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향의 자동차 애호가들 역시 비포장도로용으로 적합한 프레임 보디 기반의 정통 SUV를 선호하지 오프로드 주행이 거의 불가능한 세단, 해치백 플랫폼 기반의 크로스오버 SUV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정리하자면 자동차 애호가들은 SUV 자체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고성능 세단도 아니고 정통 오프로더 SUV도 아닌, 자신만의 색깔이 없고 어정쩡한 위치의 소위 '크로스오버 SUV'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입니다. 반면 다수의 대중적인 소비자들은 그런 '어정쩡함'을 '적당함'으로 받아들이기에 이러한 크로스오버 SUV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모노코크 바디와 낮은 최저지상고가 적용된 이러한 SUV들은 흔히 '도심형 SUV'라 불리는데, 'Sport Utility Vehicle'의 원래 의미를 생각해 보면 '도심형 SUV'란 마치 '내륙형 잠수함'만큼이나 괴상하게 들리는 분류인 셈입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이 분류의 차량이 기존 승용차 시장의 상당 부분을 잠식하며 급성장하여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주류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은 분명 사실이고, 롤스로이스나 포르쉐,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자존심(상표 가치) 때문에 SUV는 만들지 않는다고 버티던 고급 자동차 메이커들도 결국 SUV 모델을 출시하고, 그리고 그 모델들은 해당 브랜드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할 만큼 잘 팔리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크로스오버 SUV(도심형 SUV)의 주 소비자층이 원하는 차량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고성능 패밀리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말하자면 평소에는 출퇴근, 통학, 쇼핑 등 일상적인 용도의 시티카로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으면서 가끔 가족들이 함께 야외로 레저활동을 즐기러 나간다거나, 많은 짐을 실어야 할 일이 있을 때도 유용하고 불편 없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널리 사랑받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대신 자동차 애호가들이 원하는 고성능 즉, 가속력, 최고속도, 운동성과 같은 '스포츠 성'이나 강력한 험지 주파 능력 등은 잘 봐줘야 애매하고 나쁘게 말하자면 미흡한데, 하지만 가족을 차에 태우고 저런 취미를 즐기는 것은 대부분의 사회에서 무모하고 어리석은 행위로 여겨지니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바로 한국의 사례가 좋은 예시가 될 만합니다. 1990~2000년대 무렵까지만 해도 한국에서는 (너무 작지 않은) 세단이 패밀리카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경제가 좀 더 성장해 보다 높은 가격과 유지비를 감당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된 2000년대 후반 이후 SUV가 패밀리카 시장의 상당 부분을 순식간에 잠식해 버렸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비용이 약간 비싼 대신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SUV의 장점이 작용한 것입니다.

한국보다 먼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상황에 도달한 선진국들의 상황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일본은 MPV, 유럽에서는 왜건, 미국/캐나다는 SUV/픽업트럭이 패밀리카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MPV와 SUV는 오프로드 주행 성능에 중점을 두는가, 아니면 편의성과 승차감에 중점을 두는가에 따라 프레임, 지상고 등의 차이로 구별하지만 차체(바디)는 상당히 비슷한 차종입니다. 그리고 이 두 차종에 속하는 차의 대부분은 왜건형 차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SUV는 픽업트럭으로부터 파생된 차종으로 여겨진다는 것까지 감안하면 결국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비슷한 차들이 패밀리카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입니다. 저러한 차량이 대부분 SUV로 통합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역시, 어차피 차의 크기와 형태는 원래부터 비슷비슷했는데 기술의 발전으로 '괜찮은 승차감'과 '어느 정도의 야외(도시 외) 주행 능력이 양립할 수 있게 되면서 더 이상 이들 차종을 구별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인 셈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이 21세기 초반 이후 크게 유행하고 있는 소위 '도심형 SUV'이고, 순수한 자동차 애호가 집단보다는 가족들과 함께 사용할 실용품으로서의 자동차가 있어야 하는 소비자 집단의 규모가 훨씬 크기에 정통 오프로더는 애호가의 영역에 머무르고 도심형 SUV(크로스오버 SUV)가 대중적인 차종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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