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건과 비슷하지만 짧은 형태의 자동차입니다.
일반적으로 짝수 단위의 문이 붙는 세단, 쿠페에 비해, 해치백은 트렁크도 1개의 도어로 취급하기 때문에 3도어와 5도어 등 홀수 단위의 도어구성이 됩니다. 이는 왜건도 마찬가지인데, 세단의 트렁크 문은 주거 공간과 분리된 별도의 적재 공간과 연결된 문이지만, 해치백과 왜건은 적재 공간과 주거 공간이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지 않아서 뒷문 역시 주거 공간과 통하는 문이 되기 때문입니다.
SUV나 MPV, 승합차류도 후방 곡선 형태가 일반적으로 해치 곡선이지만, 규격상 일반적인 승용차로 취급되지 않는 차종은 해치백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왜건이 짐을 더 많이 싣고 다닐 수 있도록 트렁크룸을 확장해 적재에 특화했다고 한다면, 이쪽은 오히려 트렁크룸을 없앤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어 오버행이 프런트보다 압도적으로 짧아서 트렁크 무게가 줄어드는 만큼 같은 베이스의 세단 모델에 비해 전체 차량 중량이 감소한다는 인식이 흔히 있지만, 실제로는 해치 부분의 구조 강화 때문에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중량이 늘어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찾아봐도 동일한 모델의 해치백/세단의 경우 연비와 후방안정성은 같다고 봐도 될 정도로 차이가 없습니다.
단, 뒷바퀴 뒤의 오버행에 실리는 무게가 확실히 감소하는 덕에 세단에 비해 운동성능이 유리해지는데, 동일한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라도 이쪽이 코너링이나 속도 등 운동성능이라는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흔히 해치백을 실용적이라고 하는데, 이는 세단에 비해 트렁크 길이는 짧지만 케빈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특징 덕분에 2열 좌석을 접어 뒷좌석까지 모두 짐칸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접지 않은 상태의 자전거나 유모차처럼 부피가 커서 세단의 트렁크에 들어가지 않는 화물도 거뜬히 수납할 수 있으므로 이러한 화물을 운반할 때는 세단 대비 확실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다만, 트렁크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트렁크와 후륜 현가장치 쪽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실내로 유입되기 쉽다는 것이기도 하므로 정숙성은 세단에 비해 다소 떨어집니다. 또한 해치백 특유의 실용적인 적재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후방 시야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화물을 높이 쌓아 올려야 한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시야를 확보하면서 짐을 실어야 할 경우 실질적인 트렁크 용량이 동급의 세단보다 줄어드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휠베이스를 줄이면서도 거주성을 유지하기 위해 후륜을 후방 끝으로 보내서 후륜 오버행을 극단적으로 없애야 하는 해치백의 구조상 세단에 비해 그렇게 불리하지 않도록 트렁크 설계를 할 수는 있어도, 어떠한 불편도 없이 트렁크 용량만 늘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거주성 확보와 세단 이상의 트렁크 용량을 동시에 확보하려면 해치백보다는 왜건이 더 적합한 선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세단/해치백의 구분이 잘 안 되는 차일 경우, 그 차이를 쉽게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는 뒷유리에 와이퍼가 붙어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후면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형태의 해치백 스타일은 차량 뒤쪽에서 와류가 많이 생기고 와류와 진공상태의 공기 쪽으로 차량의 루프나 하부에서 튀어 오른 먼지 등이 빨려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SUV나 밴 차량도 트렁크도어가 해치타입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차들의 뒤에 와이퍼가 붙는 이유 역시 같습니다.
하지만 차량 구조상 세단/쿠페로 분류되면서도 유체학적으로 불리한 차량 디자인으로 인해 차량 후면에 와류가 생기는 차량도 후면 와이퍼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케빈과 트렁크가 격실로 막혀있지만 뒷유리가 테일게이트 형식으로 열리는 형식의 세단/쿠페도 뒤 와이퍼가 장착된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반대로 해치백이면서 유체학적으로 유려한 디자인을 채용해, 해치백이면서도 후방 와이퍼가 없는 모델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BMW 3시리즈 GT라는 모델의 경우 해치백이면서도 세단 같은 디자인으로 인해, 해치백이면서도 후방 와이퍼가 없으므로, 단순히 후방 와이퍼의 유무만으로 해치백이냐 아니냐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이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해치백에 비해 실내 공간이나 트렁크 용량에서 약간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전형적인 자동차 개념을 파괴하는 각종 크로스오버 및 세그먼트 버스터 성향의 차량이 많아지면서 단순히 한두 가지 기준만으로 차량의 형태를 판가름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해치백은 대한민국에서 부진한 차량 군입니다. 1980년대 초~중반에 나온 초창기의 국산 자동차는 해치백 스타일이 그나마 많았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노치백 스타일의 세단으로 시장의 주류가 넘어가면서 해치백은 마이너 디자인으로 전락하였습니다. 이후에도 해치백 차량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럽 시장의 수출에 더 초점을 맞춰 국내에서는 가지치기 형태의 틈새시장용 모델만, 그것도 대부분 기대 이하의 판매를 보이며 조용히 사라져 갔습니다.
